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백용호)는 5월 12일부터 6월 1일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는 하도급거래에서의 구두계약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하도급계약 추정제를 도입했다. 하도급법을 상습·반복적으로 위반하는 사례를 근절하기 위해 상습법위반사업자의 명단을 일괄적으로 공개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와 공개절차를 마련했다. 또한 수급사업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공정위 조사권 집행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구두계약으로부터 수급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계약서가 없는 경우에도 일정한 요건과 절차를 갖추면 하도급계약의 성립을 추정할 수 있다.

구두로 작업을 지시받은 수급사업자는 구두계약의 내용 등을 원사업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해 확인을 요청할 수 있다.10일 이내에 원사업자로부터 승낙이나 반대의 서면회신이 없으면, 당초 통지내용대로 원사업자가 승낙하여 계약이 성립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는 '원사업자의 회신여부에 따른 수급사업자 보호효과'이다.

승낙회신이 있으면, 당사자 간 의사의 합치로 계약이 확정되며 합의에 대한 서면증거도 생성되어 향후 분쟁에 대비할 수 있다.
만약, 반대회신이있으면, 당사자 간 의사가 합치하지 않아 계약이 성립하지 않으며 수급사업자는 작업을 중단하여 손해를 예방할 수 있다. 서면회신이 없으면, 계약의 성립이 추정되므로 추후 수급사업자가 손해를 입더라도 민사소송을 통해 구제가 가능하다.

하도급대금 감액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감액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그 정당성을 원사업자가 입증하도록 입증책임을 전환할 수 있다.현행법은 감액이 있으면 감액의 부당성을 수급사업자 또는 공정위가 입증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 탈취를 방지하기 위해 정당한 사유가 없는 기술자료 제공요구를 ‘경제적 이익 부당요구 행위’의 하나로 명시했다.

원사업자가 설계변경 등에 따라 발주자로부터 계약금액을 조정 받은 경우 15일 이내에 그 내역을 수급사업자에게 통지해야 한다. 원사업자가 발주자로부터 계약금액을 증액 받은 경우 그 내용과 비율에 따라 수급사업자에게 증액해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수급사업자는 원사업자의 계약금액 증액내역을 알 수 없어 실제 이를 증액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상습법위반사업자의 명단을 일괄공개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공개절차를 규정했다.

상습법위반사업자는 과거 3년 간 3회 이상 하도급법 위반으로 시정조치(경고 이상)를 받은 사업자 중 하도급벌점 2.0점 이상인 사업자를 말한다.

개정안은 조사방해 행위 등 과태료 규정 개선했다. 조사방해행위 등에 대한 과태료 상한을 공정거래법과 동일하게 조정했다.

조사방해·거부는 3천만원에서 법인 2억원, 개인 5천만원으로, 허위자료제출 등는 3천만원에서 법인 1억원, 개인 1천만원으로 조정됐다.

레미콘에 대한 하도급법 적용범위는 전국으로 확대됐다. 특정물품(레미콘)은 특정지역(광주, 강원, 충북,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제주)에 한해 법을 적용하도록 한 특칙규정을 삭제해 레미콘에 대한 하도급법 적용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번 개정안은 규제개혁위원회·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등을 거쳐 올해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 공정거래위원회 대변인실-